윤종원 행장 취임 후 첫 '경영현안점검회의'…노조 조합원 대상 '대토론회' 개최
[한국정책신문=이지우 기자] IBK기업은행의 윤종원 행장과 노동조합이 같은 날 다른 행보를 보이며 갈등이 좀처럼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윤종원 행장은 지난 13일 은행연합회에서 취임 후 첫 공식회의인 '경영현안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경영현안점검회의는 노조의 출근저지에 막혀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윤 행장과 전 임원들이 참석했다.
경영현안점검회의는 월 2회 은행장 주재로 전 임원들이 모여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 주요 경영상황 등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정례회의다.
이날 윤 행장은 '혁신'을 강조했다. 크게 두가지 혁신을 이야기 했는데 제도 개혁 등을 통한 '혁신금융' 선도와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한 조직 문화 혁신 등 '경영 혁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 신설도 주문했다.
아울러 미-이란 갈등 등 국제 경제상황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시행에 따른 시장상황 등을 점검하고,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 방지 대책 등도 논의했다.
같은 날 노조는 기업은행 본점 강당에서 '2020 IBK 혁신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에서는 출근 저지 투쟁 목적과 방향을 조합원과 공유하고 자유로운 의견 청취를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현장에는 7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이번 투쟁의 대상은 윤종원 내정자가 아니라 이 사태를 초래한 청와대와 정부, 집권 여당"이라며 "당·정·청의 진정한 사과와 대화 의지를 보인다면 노조도 언제든 대화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투쟁을 계기로 은행장 임명절차를 투명·공정하게 개선하고 기업은행뿐 아니라 국내 공공기관장 낙하산 관행도 뜯어고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업은행 노조는 토론회를 통해 조합원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앞으로 투쟁에 더 큰 동력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같은 날 행장과 노조가 다른 행보를 보이며 갈등의 골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정부가 아닌 윤 행장과 대화는 닫아둔 상태다. 정부의 공식적 사과가 있다면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부터 전개한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으로 윤 행장은 영업일 기준 10일째 외부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한 경영 공백 장기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부행장 5명의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또 계열사 중에선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등의 임기가 만료됐는데 인사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경영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타협점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대화의 문을 열어야 경영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