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기획부터 참여한 신한금투가 몰랐을 리 없다"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사진=신한금융투자>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환매 중단에 이어 돌려막기 폰지 사기 등 불길이 이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 신한금융투자가 발을 빼려 한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투는 라임운용 등 헤지펀드를 전담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장을 교체했다.

PBS란 파생상품의 한 종류로 증권사가 헤지펀드 운용사에 자금 대출, 증권 대여, 자문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다.

현재 라임운용은 메자닌펀드(테티스 2호), 사모채권펀드(플루토 FI D-1호),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등 관련 펀드 총 157개 1조5587억원에 대해 환매를 중지했다.

그중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신한금투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35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글로벌 헤지펀드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IIG)가 미국에서 금융 사기 혐의로 등록취소 및 펀드 자산 동결 조치를 받았다.

IIG가 받는 혐의는 지난해 말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음에도 신규 투자자에게 속여 팔고 받은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다.

문제는 IIG 측에서 라임운용에 이 사실을 통보했으나 이를 숨기고 투자자를 모집했기 때문이다.

신한금투가 PBS를 통해 라임운용과 직접 소통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전모를 알고 있었을 거란 의혹이 나오고 있다.

또 신한금투 역시 해당 펀드를 약 900억원 가량 판매했다고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기획부터 참여한 신한금투가 모를 수가 없다"며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에게 시선을 모으고 발을 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역금융펀드 등 환매 중단된 펀드의 운용총괄을 맡았던 이 전 부사장은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미 이 부사장이 해외로 도주했다고 보고 있다.

라임운용 투자자들은 신한금투에 책임을 묻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지난 10일 투자자 3명을 대리해 라임운용과 신한금투, 우리은행 관계자 6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투자자들은 "이들이 환매 중단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펀드를 계속 판매하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존 신한금투 PBS 본부장은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 상태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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