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수출입은행 낙하산 논란…예탁원도 관료 출신 거론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장이 10일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금융위원회 및 기획재정부 산하 금융 공공기관에 관료 출신 외부 인사가 강행되자 IBK기업은행을 시작으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들썩이고 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지난 9일부터 윤종원 신임 행장의 취임을 '낙하산'이라고 거부하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윤 행장은 기재부 관료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3일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했으나 노조의 출근길 저지 투쟁에 막혀 외부에서 사업계획 등 업무 현안을 보고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형선 기은 노조위원장은 "'모피아'인 데다 금융 분야 관련 경력이 전혀 없고, 기업은행의 주 고객층인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도 빈약하다"며 "출근 저지 등 강력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 말했다.

모피아란 재무부(MOF·Ministry of Finance)와 이탈리아 범죄조직 마피아를 합친 단어로, 재무부 출신 인사들이 정계나 금융계에 진출한 뒤 끈끈한 유대관계를 통해 경제전반을 장악한다는 의미다.

수은 노조 역시 기재부의 일방적인 사외이사 선임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앞서 수은은 금융권 최초로 은행장 고유권한이던 이사 추천권 한 장을 노조에 넘겼다.

이는 '노동 이사제'로 노동자가 직접 이사가 될 수 있게 하자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재부는 지난 6일 수은 노조가 제청한 후보 대신 관료 출신 인사를 임명했다.

이에 허권 전국금융산업노조위원장은 "기재부는 거세지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기재부 출신의 '제 식구'를 사외이사 중 한 명으로 임명하는 최악의 결정을 내렸다"며 "대통령의 공약조차 지키지 않는 정부와 여당은 이번 총선에서 분명히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탁원 역시 22대 사장 공모와 관련 '낙하산 인사' 하마평이 돌고 있다.

예탁원 노조는 지난 7일 "모피아 출신 L모씨의 예탁원 사장 후보 내정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유력한 후보인 L모씨를 금융위 출신인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관측했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장 등도 행정고시를 치르고 금융당국에서 활동한 인물들이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