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신문=이헌수 칼럼리스트] 전국 골프장이 541개로 늘어나고 골프장 평균 내장객도 7만명에 이르면서 골프장의 운영방식과 골퍼들의 골프를 바라보는 시각·감각·지각적 관점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캐디제도 문제점 부각…캐디 운영 방식 바꿔 경비 줄이는 골프장

일반 골프장의 캐디는 특수 직종으로 4대 보험에도 해당되지 않으며 정규직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캐디가 골프장에 소속돼 있으며 대부분 숙식을 골프장이 제공하고 있다.

60-100여명의 캐디를 활용·운영하는 골프장의 경우 노캐디제도에 비해 막대한 추가비용이 캐디운영에 별도로 들어가게 된다.

일본의 경우 골프장의 반 정도가 노캐디제를 운영하며 고객이 원하면 전문기관에 의뢰· 파견하는 캐디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상시 캐디가 대기하고 있는 골프장은 하우스캐디 8-10명정도를 보유 하고 있으며 필요 시 파견캐디를 부른다.

국내에서는 한때 캐디수요가 부족해 여름·겨울 비수기에는 골프장 측에서 캐디의 수입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최소금액 수입 책임제를 운영하기도 했다.

최근 골프장은 내장객 감소에 따른 수입금액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그늘집 근무 종업원을 줄이고, 그늘집을 캐디가 직접 운영하도록 해 경비를 줄이고 있다.

특히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른 국내 '마샬 캐디제도' 즉 경기진행과 카트운행만 해주며 5-6만원만 받는 형태의 절충적 운영 방식이 골프장에서 포착되고 있다. 

양주CC나 인천 마이더스 골프장은 캐디들이 그늘집을 직접 운영하도록 하며 매출에 따른 인센티브를 추가 수입으로 제공하고 있다. 

골프장은 인건비를 절감(연간 약 7000만원)해 수익성도 향상시킬 수 있어 '공존·공생'의 새로운 운영 시스템으로 꼽힌다.

또한 파인리즈 같은 경우 캐디차별화를 도입해 경기 도우미와 필드 레슨까지 하는 프로 캐디제를 도입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가고 있다.

고객들의 골프장 선정 기준은 그린피·카트비·캐디피 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로 볼 수 있다. 이 서비스의 양적·질적인 향상이 없으면 고정 고객마저 타 골프장에 빼앗기는 상황에 놓인다.

따라서 골프장의 캐디 운영전략은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노캐디제도 등으로 인한 골프에 대한 관점 전환

디지털, 스마트폰 시대에 살면서 이제는 골프를 대하는 관점이 변화·전환돼야 한다.

부킹과 골프장 안내, 스마트 스코어 카드, GPS 거리측정 시스템까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즉 볼 닦는 것과 카트운전 외에는 캐디의 도움이 크게 필요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시시각각으로 문자와 카카오톡, 심지어 이메일로 골프장의 긴박한 고객 초청 메시지가 온다.

만약 어제 예약한 곳보다 그린피가 1만원이 싸고 캐디는 마샬캐디 선택제로 인당 1만5000원이 저렴해 한 팀이 10만원을 절약 할 수있다는 문자를 받으면, 전에 예약했던 골프장을 취소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또 경기요원에게서 앞 팀을 따라 잡으라는 불호령을 들어가며 골프를 치던 시대도 지나가고 있다.

노캐디 제도가 정착된 여주 빅토리아 골프장을 가보면 도입 3개월이 지나서부터 골퍼들이 앞·뒤 팀 간격을 적당한 거리로 맞춰가며 서로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 노력을 하고 있다.

티샷이 해저드에 빠지자 뒤 팀에게 인사하며 한 번만 더 쳐보겠다고 양해를 구하는 모습, 웃으며 그린에 올라갈 때까지 몇 개고 더 치라며 흔쾌히 응원하는 뒤 팀의 모습은 캐디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로운 골퍼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엔 노캐디가 익숙치 않아 전홀 그린에 클럽을 놓고 오거나 깃대를 다시 꼽아놓지 않고 가버리는 경우들도 종종 있었으나 이제는 그린마다 그린 수리하시는 분이 경기 진행을 도와주며 그린과 벙커를 정리하고 있어 원활한 플레이를 펼칠수 있게 됐다.

국내 골프장은 산악 지형이나 업·다운이 심한 골프장과 카트도로의 동선이 플레이어의 일반적 동선과 너무 멀게 형성된 경우 노캐디제가 어려울 수도 있다. 노캐디 제도를 위해서는 골프장의 상당 부분을 투자해 보완해야 하며 4인승 카트보다는 2인승이 바람직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돼야 한다.

기계적·기술적·경기 진행적 문제점을 해소하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노캐디제가 정착되면 국내 골프장도 대중 스포츠로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경기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내장객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골프업계는 국민들이 갖고 있는 '사치성·귀족적' 운동이라는 인식이 명실상부한 '대중 스포츠 골프'로 전환될 때 까지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고객 중심 마케팅은 고객이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골프로 변화돼 가는 것이라 굳게 믿는다.

골퍼들의 골프 습관과 문화가 대중 스포츠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는 지금 이 시점,

"선제 공격!"

새로운 골프장 운영 시스템을 먼저 개발 정착시키는 골프장에게 우리 모든 골퍼들은 달려갈 것이다.

 

<이헌수 한국골프산업연구원장>

 -약력-
한국체대 스포츠 교육학 박사
(前)서울스포츠대학원·가천대학교 골프 전공 교수
(前)SBS골프·Jtbc골프 채널 해설위원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