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민주화의 길

[한국정책신문=최인철 기자] 40년전 오늘 대만에서 일명 '가오슝 사건', '메이리다오사건'이 발생한다. 대만은 중국에서 패배한 장개석 등 본토인들이 들어온 이후 30년간 초장기간 유례없는 계엄령 상태의 권위주의 정권을 유지했다. 숨막히는 압제속에 1979년 12월10일 민주파의 집회가 열렸다. 1979년 반체제 잡지였던 '미려도(美麗島, 메이라다오)'의 가오슝(高雄)시 지사가 주동이 되어 2만명이 벌인 반정부 시위 사건이다. 대만에 1949년 장개석 중화민국 정부가 옮겨온후 최초의 반정부 투쟁이었다. 당연히 시위주도자와 변호인들은 투옥되거나 온갖 고초를 겪었다. 이 시위는 대만 민주화의 촛불이 되어 1986년 공공정책연구회가 주도한 대규모 정치집회로 재부상하고 야당인 민진당이 결성되어 장경국 국민당 일당독재 체제에 도전하게 된다. 반정부 투쟁으로 1987년 7월 38년만에 계엄령이 해제되고 1989년 1월 복수정당제가 도입되는 민주개혁으로 이어진다. 1989년 12월 입법원 선거에서 민진당이 중심이 된 야당세력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면서 국민당 정부에 큰 타격을 안긴다. 메이리다오 시위에 참각한 인물들은 거물로 성장했다. 천수이벤 천 대만총통도 당시 변호인단 소속이었다. 민진당의 주석이나 주요인물로 성장한 이들도 부지기수다. '메이리다오(美麗島)'는 포르투갈어의 포모사(Formosa)에서 유래한 대만의 별칭이다.

어느새 홍콩의 민주화 시위도 반년을 넘기고 있다. 40년전 대만 메이리다오를 연상시키는 데자뷔다. 아시아가 권위주의 정권에 허덕이던 시기 상대적으로 자유화를 누렸던 홍콩인들로서는 중국식 사회를 좀처럼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민주와 자유, 참 험난한 길이다.

40년전 12월 한국도 그렇게 민주화의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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