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제주항공 운영 경험' 내세우지만 현산 '자금력'엔 밀려…연내 매각작업 마무리될 듯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사실상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도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전략적투자자(SI)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본입찰 참여가 거론됐던 대기업의 ‘깜짝 등장’은 없었다.

이로써 ‘항공사 운영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애경그룹이 자금력 우위의 현대산업개발을 넘고 아시아나 새 주인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7일 항공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 금호산업과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이날 오후 2시까지 본입찰 신청을 받았다.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애경그룹은 이날 자료를 내고 “애경그룹은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입찰자이자 대한민국 항공업계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온 주역”이라며 “항공사 간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우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중복비용을 해소해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경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취약한 자본력은 스톤브릿지 캐피탈을 통해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건설업이 주 업종이지만 호텔신라와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등 유통업도 영위하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 시 면세점과의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특히 애경과 비교해 HDC의 장점은 기업 규모와 그에 따른 자금 동원력이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 집단 순위에 따르면 HDC그룹은 33위(자산 10조6070억원)로 58위 애경그룹(자산 5조1600억원)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HDC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1770억원으로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2010억원)의 5배를 넘는다. 여기에 자기자본 기준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증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만큼 자금력 우위에 있다.

KCGI는 뱅커스트릿PE와 손잡고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전략적투자자(SI) 확보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 측은 이후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절차를 밟아 연내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입찰은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002990)의 지분 31.05%를 매입하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LCC 계열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과 항공기 서비스 계열사도 포함된다. 업계는 입찰 가격이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7조1800억원의 매출과 2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 상반기에는 3조4700억원 매출에 117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산은 11조원, 부채는 9조6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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