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 기능을 갖춘 AGI 기술 강조…ODM 관련 국내부품사와 동반성장

5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9'에서 고동진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삼성전자가 4일에 이어 5일 '삼성 AI 포럼 2019'를 개최했다. 둘째 날은 삼성리서치 주관으로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진행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이날 "삼성전자가 5G, AI 혁신의 선두에서 미래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5G와 AI, IoT 기술로 본격화된 초연결 시대에는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기업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승자가 될 것"이라며, "5G와 AI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스피커, IoT, AR, VR 등의 기술 융합과 혁신의 근간이 되고, 우리 삶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AI △ 5G △바이오 △전장사업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을 선정하고 180조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4대 미래 성장사업에는 25조원이 투자된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는 5개 국가의 7대 글로벌 AI센터와 협력해 AI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특히 기존 AI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범용인공지능(AGI)' 기술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AGI는 미리 정의된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기존 인공지능의 다음 단계로 일반적으로 인간이 하는 것처럼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인공지능이다.

이날 고 사장은 "복합적 기능을 갖춘 AGI 기술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기술과 융합한다면 더 획기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세계 유망 석학과의 활발한 네트워크를 통해 미래 성장 산업 육성을 더욱 가속화 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4일 국내에 출시한 갤럭시 A 시리즈 최초의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영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A90 5G(Galaxy A90 5G)'. 2019.9.3 <뉴스1>

한편 이날 고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 3분기 삼성전자 IM부문 매출 실적을 견인한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에 대해 "아직 내가 목표한 수준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실적발표 때 "갤럭시A 시리즈의 경우 신모델 출시를 포함해 견조한 판매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IM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연결 기준 29조25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 직전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2분기 이후 최대치다. 

이와 같은 실적 호조는 △플래그십 라인 '갤럭시노트10 시리즈'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 '갤럭시A 시리즈'이 모두 선전한 결과로 평가된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확대에 따른 국내 부품사 피해와 관련한 얘기도 나왔다. 고 사장은 이날 "삼성이 부품사 선정에 당연히 관여한다"며 피해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ODM의 확대로 국내 부품사들이 어려움에 처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최고위 임원이 국내 부품사에 대한 언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15일 삼성 협력회사 채용 한마당에서 "(ODM 확대에 따른) 국내 부품사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 밑으로 떨어지자 지난달 초 수익성 감소 및 비용절감을 위해 중국에 있는 삼성전자 생산공장을 모두 폐쇄하는 스마트폰 생산라인 재정비에 들어갔다. 대신 삼성전자는 현재 10% 남짓인 ODM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자는 중국 ODM 업체인 '윈테크'(Wintech)에 이어 올해 '화친'(Huaqin)과도 ODM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제조업자가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담당하는 ODM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존 부품 공급자 역할을 했던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계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ODM 확대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불황으로 3년 안에 국내 부품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두 최고위 임원의 발언은 국내 부품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공식석상에서도 ODM 확대에 따른 국내 부품사의 타격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내부 자원과 라인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일부 제한된 모델에 한해서 시행하고 있다"며 "당사 협력사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삼성 AI 포럼'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AI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혁신 전략을 모색하는 기술 교류의 장이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