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숍에 갤럭시폴드가 진열돼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오는 11월 15일 중국 내 한·중 폴더블 스마트폰 빅매치가 시작된다. 삼성전자가 오는 8일 화웨이보다 일주일 먼저 ‘갤럭시폴드’를 중국에 출시하고 화웨이의 ‘메이트X’가 15일 자국에 판매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4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화웨이에 맞서 삼성전자가 선도적인 폴더블 스마트폰의 기술과 가격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 새로운 판로를 마련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4일 중국 삼성닷컴에서 오는 6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 8일 오전 10시에 갤럭시폴드 판매를 시작한다고 공시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4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갤럭시폴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며 “우리는 휴대전화의 형태를 바꿨다”라고 출시를 예고했다. 다만 중국 내 판매는 11일까지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앞서 화웨이도 폴더블 스마트폰인 메이트X를 오는 15일 자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메이트X 출시 소식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발표한지 9개월여만이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화웨이보다 일주일 앞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중국 시장에 내놓게 되면서 중국 시장의 폴더블 스마트폰 빅매치가 예상된다. 

당초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지난 4월과 이르면 6월에 각각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술적 결함 등으로 미뤄지면서 하반기에 맞붙게 됐다.

메이트 X는 화면과 관련된 기술적 보완 등을 거친 것으로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갤럭시폴드는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완판 기록을 세우면서 지난 4월 화면 보호막·힌지 등 논란이 됐던 내구성 문제를 완전히 극복했다는 평이다. 

갤럭시폴드는 지난 9월 6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됐다. 1·2차 한정판매에서 10여분 만에 완판됐으며, 지난달 14일 3차 판매에서도 11시간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해외에서도 완판기록을 세웠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에서도 당일 매진됐다.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에서도 사전예약 물량이 모두 소진된 상태다.

화웨이가 미국의 무역제재의 영향으로 우선 메이트X를 자국에서만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인들의 애국심으로 메이트X가 압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격, 품질면에서 갤럭시폴드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의외의 선전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 <뉴스1>

우선 가격에서 메이트X는 1만6999위안(약 287만원)이며, 갤럭시폴드의 국내 출고가는 239만8000원보다 50만원 가량 비싸다. 두 제품 모두 200만원을 뛰어넘는 고가이지만 갤럭시폴드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갤럭시폴드가 안으로 접는 ‘인폴딩’인 반면, 메이트X는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인폴딩 방식은 떨어뜨렸을 때 파손 위험이 덜한 장점이 있다면, 아웃폴딩은 큰 디스플레이가 노출되어 사용성이 높다.

메이트X는 접었을 때 위쪽 디스플레이가 16.76㎝(6.6인치), 뒤쪽 디스플레이가 16.15㎝(6.36인치)로 펼치면 20.32㎝(8인치)가 돼 태블릿PC 크기와 비슷해진다. 반면 갤럭시폴드는 바깥 화면이 11.68㎝(4.6인치), 펼치면 18.79㎝(7.4인치)로 메이트X보다 작다. 

운영체제(OS)에서 갤럭시폴드는 공식 안드로이드 9.0을 탑재했다. 메이트X는 오픈소스 버전 안드로이드를 사용했다. 미국의 무역제재로 구글이 더 이상 화웨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이트X 이용자는 플레이스토어 등 구글의 글로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 또한 갤럭시폴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55, 메이트X는 자체 기린990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장착했다.

디스플레이 공급 능력에서 흥행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화웨이는 중국 BOE로부터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수급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를 국내에서 지난달 21일부터 한정판매에서 상시판매로 전환해 물량 공급에 문제가 없지만, 메이트X는 BOE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13년까지만 해도 20%대 점유율로 1위를 지켰으나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높은 가성비를 앞세운 현지 업체의 급성장으로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하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0.7%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갤럭시폴드가 그간 매진 기록처럼 중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한다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2019)에서 위아래로 접는 새로운 형태의 갤럭시폴드 출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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