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KB국민은행에서 허인 은행장의 연임을 앞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노조가 차기 행장 자리에 단독 후보로 추천된 허 행장을 비판하는 담화문을 내는 등 노사갈등의 불씨가 다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어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허 행장을 단독 추천했다. 

대추위 측은 “허 행장이 취임 이후 국내외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경영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점,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특유의 적극적 소통과 화합의 경영으로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 최종 심사와 주주총회 결정 등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업계에선 허 행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조와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노조)는 대추위의 결정 발표 직후 담화문을 내고 “직원들은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하다 일방적으로 사실상 최종 결과만을 통보받게 됐다”며 “노조의 의견을 청취하는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진행된 이번 의사결정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KB국민은행에서는 주52시간 상한제 실시 이후 지금까지 시간외근무 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일부 부장 및 점장들의 편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노사합의 결과인 지난해 임단협 합의사항마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2분기 노사협의회는 영업점 성과 지표(KPI)와 유연근무제 등 주요 현안들을 다루기로 했으나 5개월여 동안 별다른 진전 없이 지연되다가 결국 지난달 최종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또 노조는 “허 행장은 입으로는 직원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이러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구체적인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조직의 중요한 의사결정들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있다”며 “연임 결정을 통해 외부 낙하산에 대한 우려 없이 조직 안정성을 유지하게 된 것이 일면 다행이라 하더라도 직원들이 축하의 박수를 쳐 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 행장은 주총 이전에라도 노사관계에 대한 비전과 문제점들에 대한 해법, 미이행 합의사항 이행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허 행장은 지난 2017년 11월 취임할 당시에도 노조 반발로 초반부터 진통을 겪은 바 있다. 과거 장기신용은행 재직 시절 노조위원장을 지낸 허 행장은 취임 직후 노조 사무실부터 찾아가 협력의 뜻을 밝혔지만 노사갈등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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