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미국의 글로벌 머신비전 기업인 코그넥스가 토종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수아랩(SUALAB)’을 전격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국내 밴처기업 사상 가장 높은 금액인 2300억원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기업에 인수된 수아랩으로 인해 대기업이 아닌 국내 AI 스타트업의 기술력이 주목 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코그네스는 총 1억9500만달러(약 2300억원)를 투입해 수아랩(대표 송기영) 지분 100%를 확보했다. 코그넥스가 창업주 경영권 보장과 해외 고객사 확보를 지원하는 것을 전제로 인수합병(M&A)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송기영 대표는 코그넥스에 합류해 세계 최대의 산업용 머신비전 전문 딥러닝 엔지니어 팀을 이끌게 된다.

코그넥스는 수아랩의 엔지니어링팀을 비롯한 전체 조직과 지적재산권(IP)을 획득한다. 지난 2017년 4월 딥러닝 소프트웨어 업체 ‘비디 시스템즈(ViDi systems)’ 인수와 더불어 딥러닝 솔루션 선도 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아랩은 지난 2013년 서울대 출신 AI 연구자들이 설립한 업체로 2017년 전자제품 테스트 서비스 ‘수아킷(SuaKit)’을 개발했다. 수아킷은 컴퓨터가 사람처럼 사물을 인지하는 머신비전과 기계에 학습을 시키는 딥러닝을 융합한 플랫폼으로 현재 삼성전자, LG, 한화, SK 등 대기업들의 제조공정 과정에서의 불량품을 가려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현장간담회 장소로 수아랩 본사를 택해 주목을 받았다.

코그넥스의 수아랩 인수는 지난 2012년 인텔이 한국의 정보기술(IT) 벤처 올라웍스를 350억원에 인수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기업이 한국의 AI 기술 벤처를 인수한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수아랩은 이전부터 AI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4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으로부터 19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으며, 당시 누적 투자금액은 314억원으로 국내 AI 스타트업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수아랩에 시리즈A부터 투자를 진행한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국내 벤처캐피탈들 모두 두자릿 수 이상의 적잖은 수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업체로 매각된 탓에 국내 VC뿐 아니라 글로벌 VC의 국내 AI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수아랩 매각으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에 가려졌던 AI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대내외에 알리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송기영 수아랩 대표는 "딥러닝 머신비전 솔루션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은 회사 설립 때부터 가진 목표였다"며, "코그넥스에 합류함으로써 이를 달성했고 함께 더 많은 고객이 가장 복잡한 비전 애플리케이션 검사까지도 더 빠르고, 쉽게, 또한 비용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28일 오후 5시(미 동부 표준시) 코그넥스의 3분기 어닝콜(Earning Call)에서 인수 관련 추가 정보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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