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패치 발행하겠다 했으나 늦장 대응 비판 모면 어려워

갤럭시 노트 10.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이 초음파 지문인식 기능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일반 젤 케이스를 지문인식에 갖다대고 누르면 잠금 해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SW) 패치를 조만간 발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해외 언론에서 공론화 되기 전에 국내에서 한 달 전에 이용자로부터 이와 관련한 문제 제기를 한 것이 드러나 삼성전자의 늦장 대응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17일 외신 및 국내 커뮤니티에 따르면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의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인식이 특정 케이스를 사용해 누구나 잠금해제가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더선과 포브스 등에 따르면 이베이에서 약 3달러에 판매되는 전·후면 실리콘 케이스를 갤럭시S10에 씌웠을 때 등록된 지문이 아닌 다른 손 지문으로 스마트폰 잠금이 해제됐다. 지문이 아니라 손가락 마디를 대었을 때도 잠금이 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매체들은 개인 프라이버시 노출은 물론 간편결제나 금융 애플리케이션 등의 사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했다.

국내 삼성멤버스 커뮤니티, IT관련 네이버카페 등에서도 누리꾼들의 보안 위험을 우려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특히 이 사안이 지난달 10일에 이미 문제제기가 됐음에도 삼성이 뒤늦게서야 수습하는 것에 대한 사용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미니 IT기기 커뮤니티 '미코'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 처음 보안관련 문제를 제기했고, 같은 달 11일에서 20일 사이에 문제파악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으며, 10월 8일 수정중이라는 답변, 그리고 지난 16일에는 포브스에 기사가 올라온 것으로 나타냈다. 해당 게시글에서는 “공론화가 되기 전에 해결이 되길 바랐는데, 첫 문의글에 대응도 완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멤버스는 17일 공지사항을 통해 “당사는 지문인식 오류 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SW 패치를 조만간 발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문제는 일부 실리콘 케이스를 사용하는 경우 실리콘 케이스의 패턴이 지문과 함께 인식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현상으로 이에 SW 수정을 통해 개선할 예정이다”라며 이용자들에게 항상 최신 버전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편인증 기술로 모바일 뱅킹을 비롯해 다양한 본인인증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스마트폰 지문인식 기술은 적용 범위가 늘어가는 추세다. 구글이 안드로이드10에서 싱글 카메라에 의한 얼굴인식을 차단함에 따라 향후 지문인식 의존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10부터 초음파 기반 화면 내장형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했다. 삼성은 이 기술을 강력한 핵심 보안 기능으로 꼽으며 중국 제조사가 사용하는 광학식 기반 기술보다 인식률이 높고 보안이 강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출시 초기 인식 속도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인식 속도 향상을 위해 정확도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편의성을 다소 저해하더라도 인식 정확도를 높여 사고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해당 초음파 기반 지문인식 센서를 공급한 퀄컴 측도 조사에 나섰다. 광학식 디스플레이 내장 지문인식 센서를 도입한 삼성전자 갤럭시A 일부 모델과 LG전자 V50S 씽큐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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