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한 역세권 청년주택 조감도 <서울시 제공>

[한국정책신문=윤중현 기자]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청년들이 부담하기에는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대문구 충정로에 공급되는 역세권 청년주택 중 신혼부부 대상인 민간임대 39㎡형 주택의 임대료는 임대보증금 비율이 30%일 경우 임대보증금이 8500만원이며 월 임대료는 78만원이다. 임대보증금을 40%로 할 경우에는 임대보증금은 1억 1280만원, 월 임대료는 66만원이다.

또 광진구 구의동에 공급되는 역세권 청년주택 중 신혼부부 대상인 민간임대 32A(㎡)형 주택의 임대료는 임대보증금 비율이 30%일 경우 임대보증금이 6300만원에 월 임대료는 59만원이다. 임대보증금 비율을 50%로 할 경우 임대보증금은 1억500만원이며, 월 임대료는 42만원이다.

안호영 의원은 "공급대상이 신혼부부임을 감안해도 이처럼 1억원이 넘는 임대보증금이나 80만원에 육박하는 월임대료는 주거취약계층의 주거난 해결을 위한 역세권 청년주택의 취지를 감안할 때 매우 비싼 편"라고 지적했다.

면적 20㎡ 이하의 청년 대상 소규모 민간임대의 임대료를 보더라도 서대문구 충정로의 15㎡형의 경우 임대보증금은 3640만~4850만원이다. 월 임대료는 29만~34만원 수준이다. 광진구 구의동 청년주택의 16㎡형의 경우 임대보증금은 4469만~7448만원이며, 월 임대료는 33만~46만원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만 29세 미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월 평균 임금은 123만 4000원이다. 이들에게 월 임대료 30만~40만원은 월 소득의 30% 정도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 중 민간임대주택의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85~95% 수준에 맞춰 공급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인근에 비슷한 여건의 주택 임대료와 비교해 볼 때 싸지 않고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의동 역세권 청년주택의 인근시세 자료를 보면 면적에 따라 보증금은 최저 1000만원에서 최고 5000만원이며, 월 임대료는 40만~70만원 수준이다. 충정로 역세권 청년주택의 인근시세는 30.4㎡ 면적의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은 1억원이지만, 월 임대료는 56만원 수준이다.

안호영 의원은 "서울시가 용적률을 풀어주고 자금지원을 하는 등 특혜를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는 주거취약계층의 신혼부부와 청년들이 부담하기에는 높은 수준"이라며 "역세권 청년주택의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임대료 수준을 보다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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