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166조 중 150조 삼성자산운용 위탁···계열사 위탁 비중 약 90%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재벌 계열 보험회사의 일감 몰아주기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손해사정 업무를 자회사에 대거 몰아주고 있다는 문제가 한차례 제기됐던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3개 생명·손해보험사의 계열사 위탁운용액은 전체 운용액의 8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총수가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 이른바 재벌 계열 보험사에서 두드러졌다.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의 경우 총 운용액 166조원 중 90%인 149조4000억원을 삼성자산운용 등에 위탁하고 있었다. 업계 2위인 한화생명 역시 118조3000억원 중 91%인 107조3000억원을 한화자산운용에게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흥국생명은 총 운용액의 95%를, 현대해상은 81%, 농협생명은 100%를 계열사에 위탁했다. 

재벌 계열 금융사의 일감 몰아주기는 총수일가의 재산을 불리거나 부를 편법적으로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행위로 꼽힌다.

정재호 의원은 “계열사에 편중된 자산운용 위탁은 수익률 하락을 불러 보험회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며 “한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가 손쉽게 다른 계열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 리스크로도 발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손해사정 업무를 자회사에 대거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손해사정은 보험 계약자가 보험금을 받기 전에 질병이나 사고의 수준, 책임 등을 따져 보험금을 결정하는 업무다. 손해사정이 끝나야 산정된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대형 보험사들이 손해사정 업무를 맡는 자회사를 두면서 자체적으로 보험금을 산정하고 있어 보험 가입자에겐 불리하고 보험사엔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손해사정 업무 자회사 위탁 비율은 각각 100%에 달했고, 한화생명은 93.3%였다. 손보사 중에선 DB손해보험이 88.8%, 현대해상이 78.7%, 삼성화재가 76.3%였다. 

제윤경 의원은 “자회사를 통한 보험금 산정이 모회사인 보험사 입장을 대변해 정해질 우려가 크다”며 “자회사를 통한 손해사정이 보험소비자들의 손해와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손해사정의 불편부당과 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보험사의 ‘보험금 및 제지급금 산정’ 민원 상위 업체들은 모두 자회사에 손해사정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 중 지난 2015년 이후 관련 민원 건수가 최다인 업체는 삼성생명으로 건수는 4607건에 달했다. 한화생명(2543건), 교보생명(182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손보사 중에선 삼성화재(5141건)가 가장 많았고, 이어 DB손해보험(3748건), 현대해상(3669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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