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표기 '꼼수' 드러나…BBQ "협력사 단순 실수로 고의성 없어"

고소달콤 옥수수 스프 제품 전분가공품 원산지가 '본'으로 표기돼 있다.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BBQ가 일본 불매운동을 피하고자 쓴 ‘꼼수’ 때문에 형사처분 위기를 맞았다.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스프제품의 원산지를 삭제한 채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탓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BQ의 ‘고소달콤 옥수수 스프’가 제품 원산지 표기란에 ‘일본’의 ‘일’자가 지워진 채 온라인에서 판매된 사실이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해당 제품의 전분가공품 원산지는 일본으로 실제 판매된 제품에는 일본이 그대로 표기돼 있었지만 온라인상에 제품 설명란에는 ‘본’자만 표기된 채 판매됐다. 최근 몇 달간 이어온 일본 불매운동을 의식해 고의적으로 지운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BBQ는 온라인 총판 계약 업체 측의 실수일 뿐 본사가 고의로 뺀 것은 아니라 해명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인의 대리인이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면 이를 방치한 대가로 함께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농·수산물이나 관련 가공품의 원산지 표시를 혼동할 목적으로 표시를 손상 및 변경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업계에서는 실제 판매된 제품에 원산지 표기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실제 처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까지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뿐이라지만 제품 원산지에서 ‘일’자만 빠졌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시기상으로 일본 불매운동을 의식해서 고의적으로 했다는 의심이 합리적인 만큼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BQ는 이번 일은 협력사 직원의 단순 실수일 뿐 일본 불매운동을 피하려고 한 일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해당 제품의 표기가 잘못된 시기가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인 작년 8월부터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BBQ 측의 설명이다.

BBQ 관계자는 “문제를 인지하고 확인해본 결과 온라인에 원산지 표기가 잘못된 시기가 작년 8월부터 였다”며 “최근 발생한 일본 불매운동을 피하려 벌인 일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의성은 없었지만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 사과문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BBQ의 가정간편식(HMR) 제품은 온라인 총판 계약을 맺은 ‘마켓지오’가 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는 BBQ 온라인 공식스토어도 운영하고 있으며 문제가 된 해당 제품은 현재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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