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D-2, SK네트웍스 인수 포기 알려져…2조원대 가격 놓고 이견 컸던 듯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본입찰을 이틀 남겨둔 웅진코웨이 인수전 열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SK네트웍스가 본입찰에 불참하기로 하면서다.

SK네트웍스의 렌탈 자회사 SK매직과 웅진코웨이가 만나 국내 1위 ‘렌탈 공룡’이 탄생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무산되게 됐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웅진코웨이 인수를 포기하고 렌탈 자회사인 SK매직에 우선 집중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코웨이 인수전 참여로 미뤄뒀던 SK매직 상장 등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웅진그룹이 제시한 매각 금액과 SK네트웍스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인수 금액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인수후보 기업은 중국 하이얼그룹,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 베인캐피털 세 곳으로 좁혀졌다. 이들도 웅진이 희망하는 2조원 이상의 매각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매각까지 ‘가격 이견’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웅진그룹은 코웨이 지분 25%를 확보하는데 1조9000억원을 투입했다. 때문에 웅진은 2조원 이상의 가격을 희망하고 있다. 시장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도 주당 10만원을 넘겨 팔긴 힘들다는 시각이다. 주당 1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매각가는 1조8000억~1조9000억원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곳곳에선 본입찰이 재차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웅진코웨이 본입찰은 두 차례 연기됐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초 9월 초였던 본입찰 일정을 같은 달 25일로, 이달 10일로 미룬 바 있다.

SK를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는 인수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 하이얼은 매각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글로벌 PEF 칼라일과 베인캐피털은 최근 인터뷰 등에서 인수와 관련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추가 포기 후보자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경우 본입찰이 무산될 수도 있다.

웅진그룹도 무리하게 금액을 낮추면서 매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 발표 당시 그룹이 피해를 받지 않는 방안으로 1년 내에 매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분명한 건 웅진코웨이의 가파른 성장세다.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란 얘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2조7073억원과 영업이익 519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액 7555억원, 영업이익 13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4%, 6.9% 증가한 수치로 모두 역대 분기를 통틀어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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