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 및 인건비 상승…韓 부품 생태계 위태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중국법인에서 갤럭시A시리즈 신제품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 속 갤럭시A6s가 ODM으로 생산된 스마트폰이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가가 수익성 감소 및 비용절감을 위해 스마트폰 생산라인 재정비에 들어갔다. 이에따라 중국에 있는 삼성전자 생산공장이 모두 폐쇄된다. 대신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확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동안 삼성전자의 부품 공급자 역할을 했던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계가 위기에 처하게 돼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시에 있는 스마트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톈진 공장을 폐쇄한 이후 9개월 만이다. 후이저우시 공장이 철수되면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은 모두 사라진다.

후이저우 공장은 지난 1992년 한·중 수교가 체결된 후부터 가동을 시작해 2017년 기준으로 연간 약 6300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 물량의 17%에 해당한다. 중국에서 생산된 물량 대다수는 베트남과 인도 공장으로 재배치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공장 철수는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약 0.8%로 중국 진출 이후 처음 1%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인건비는 크게 상승했다. 실제 후이저우 공장의 경우 지난 2008년 1894위안(약 32만원)에서 2018년 기준으로 5690위안(약 97만원) 수준으로 3배가 뛰었다.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하락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포와 같은 중국 빅4 제조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위였던 애플도 화웨이에 이어 3위로 밀렸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것은 아니다. 이번 공장 철수는 중국 시장 부진보다 스마트폰 제조 비용절감에 대한 경영 효율화 측면이 더 강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스마트폰 제조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알려졌다. 하나는 베트남과 인도, 중남미 등으로 생산공장을 옮기는 것과 다른 한편 중국 ODM 확대다. 

ODM이란 제조업체가 제품의 개발과 생산을 모두 담당하는 방식이다. 주문업체는 브랜드 로고만 붙여 유통·판매한다. 주로 기술력을 보유한 제조업체에서 제품을 개발하면 판매망을 보유한 유통업체에서 납품을 받아 유통에 집중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ODM방식을 활용하면 인건비 등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자는 중국 ODM 업체인 윙텍에 이어 올해 화친과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10% 남짓인 ODM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 ODM 확대 전략에 따라 제조업체 롱치어(Longcheer)와도 추가 계약할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에 선보일 중저가 모델 4개 생산을 윙텍에 맡겼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편 지난 4월 LG전자도 비용절감차원에서 국내 평택 생산라인을 베트남과 브라질 해외 공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LG전자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베트남 현지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연간 1000억원의 비용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현재 20%대 수준으로 알려진 ODM 비중을 확대하면서 비용절감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중저가형 모델을 중심으로 ODM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업계의 ODM 확대가 국내 부품사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ODM 확대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불황으로 3년 안에 국내 부품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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