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등 케이블TV 인수에 대응 VR·AR콘텐츠로 OTT 차별화 전략

KT가 올레tv모바일을 '시리얼'로 명칭 변경하고 서비스를 개편한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최근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 업체 간 합종연횡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IPTV 1위 올레tv에 집중했던 KT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대표 황창규)는 오는 10월 10일부터 OTT '올레tv모바일'의 명칭을 ‘시리얼(seereal)’로 변경하고 서비스를 개편해 출시한다. KT가 적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는 유료방송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IPTV 및 케이블의 고객 가입해지를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리얼은 보다(see)와 진짜(real)를 합친 말이다. 이름에서 보듯이 KT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실감 콘텐츠로 기존 OTT와 차별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각자의 입맛에 따라 여러 곡물이나 과일을 얹어 먹는 시리얼과 같이 ‘개인 맞춤형 서비스’라는 의미도 있다. 현재 시리얼 소개 광고 영상은 ‘오늘의 내 기분이나, 지금 나오는 OST 등 콘텐츠를 먼저 추천하는 놀라운 서비스’를 특징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

콘텐츠는 지상파3사와 종편, 유료방송의 주문형비디오(VOD) 18만여편이 제공되며, 지상파를 제외한 종편과 유료방송 100여개 채널에 대한 실시간 방송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료방송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이 올 초부터 부지런히 케이블TV업체들의 인수를 추진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3년전과 달리 통신사들의 유료방송 사업자들간의 합병에 우호적이어서 최종 심사 결과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원회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빠르면 연내 조건부 인수가 성사될 전망이다. SK텔레콤도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 중으로 내년 1월 합병 법인 출범이 목표다.

과기정통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에서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의 인수가 성사되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25.54%로 유료방송 1위인 KT(IPTV 및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 31.07%)의 뒤를 잇는다.

최근 지상파3사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각사의 OTT를 통합해 만든 ‘웨이브(wavve)’가 지난 18일 공식 출범한데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성사될 경우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14.32%에서 23.92%로 올라가 CJ헬로를 합친 LG유플러스와 비슷해진다.

KT는 내부에 케이블TV 3위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 TF까지 만들고 인수 추진에 속도를 냈지만 국회의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 자체가 연기되면서 더 이상 인수 추진을 못하게 됐다. 아울러 황창규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로 KT는 새로운 CEO 선임 준비로 분주한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 KT는 IPTV업계에서 올레tv가 1위지만 타업체의 추격에 손 놓고 있을 수 없게 됐다. 특히 국내 OTT 이용률이 2016년 35.0%에서 지난해 42.7%로 급증하자 KT는 IPTV에서 OTT로 적극 뛰어든 모양새다.

KT는 그간 IPTV와 모바일 가입자 비중 대비 올레tv모바일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레tv모바일’은 OTT만을 위한 플랫폼이라기보다 집에서 보는 ‘올레tv’의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연동해 보는 서비스에 그쳤다. 따라서 올레tv모바일 서비스만을 이용하기 위해 월 5500원을 내고 보는 가입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올레tv모바일은 KT IPTV인 ‘올레tv’ 요금제 중 월 1만6500원 이상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모바일 가입자 중에서는 LTE 데이터선택 54.8 이상 및 Y24 54.8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 2년간 무료 서비스 됐다. 올해 상반기 KT IPTV 가입자 수는 800만명인 반면, 지난해 7월 기준 LTE 요금제 가입자는 1500만명을 넘어섰다. 

웨이브에 이어 케이블TV의 최강자 CJ ENM의 OTT '티빙'(TVING)과 종합편성채널 JTBC의 '나우'(NOW)의 통합 및 개편 추진, 올 하반기 디즈니+와 애플TV+ 글로벌 OTT들이 출시 예정 가운데 KT가 가세해 국내 OTT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KT가 OTT 성공 관건이 된 콘텐츠에서 오리지널 시리즈나 자체 제작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 얼마나 파급력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T 관계자는 시리얼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은 출시에 맞춰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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