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임상3상 결과 도출 실패…잇따른 악재로 투자위축 우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헬릭스미스 임상3상 결론 도출 실패 관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대표는 통증 감소 효과를 명백하게 확인하는 전략 구사하고 하이퀄리티, 속도전 거쳐 데이터를 오픈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지난달 신라젠의 임상3상 실패에 이어 헬릭스미스 마저 임상3상 결과 도출에 실패함에 따라 국내 바이오업계 전반에 신뢰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상반기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파문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K-바이오는 잇따른 악재로 인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도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큰 기대감을 불러 모았던 헬릭스미스가 어제 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엔젠시스’의 글로벌 임상 3상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고 공시했다.

헬릭스미스는 결론 도출 실패 원인으로 환자 일부가 다른 약물과 혼용한 점이 발견된 점을 꼽았다. 위약과 엔젠시스 간 효과가 크게 왜곡돼 명확한 결론 도출이 어려워졌다는 것.

이에 오늘 오전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임상3상 결과 발표를 두 번째 임상3상 이후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할 예정이던 임상 3상을 활용할 수 없게 된 만큼 임상 3상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선영 대표는 “현재 데이터만으로는 혼용 피험자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해 별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오는 11월에 제출할 최종보고서와 12월로 예상되는 임상 3상 종료 미팅에서 상세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측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어젯밤 공시의 영향으로 오늘 장 시작과 함께 하한가를 기록했다. 

헬릭스미스의 이번 사태를 두고 국내 바이오업계의 반복되는 악재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한층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의 허가 취소와 신라젠 ‘펙사벡’의 임상 3상 실패, 에이치엘비의 임상지연까지 연이은 실패를 거친 만큼 바이오업계 전반에 신뢰하락과 투자위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의 국내 첫 대형 기술수출이 제약바이오 관련 기대감이 커지는 계기가 됐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그 기대감이 다소 줄어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들어 주목도가 높았던 기업들의 잇따른 실패는 국내 제약바이오에 관한 신뢰도 하락도 투자 위축을 불러오기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번 사태가 인보사와 신라젠 사태 보다는 코스닥 바이오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덜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앞선 임상결과들로 인해 바이오업체들의 주가는 충분히 많이 빠진 상황인 만큼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급락할 수 있으나 타 바이오업체들의 주가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바이오섹터에 있어 올해 남은 가장 큰 고비인 헬릭스미스 이벤트 종료,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이에 맞는 눈높이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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