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룡들 속속 진출에 국내 OTT 서비스 이합집산

CJ ENM OTT 티빙(좌)과 JTBC의 OTT 나우 앱 모습 <뉴스1>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상혁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열린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웨이브 출범식에서 출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손잡은 통합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웨이브’가 지난 18일 공식 출범하자 케이블TV의 최강자 CJ ENM과 종합편성채널 JTBC가 바로 맞불을 놓는 등 향후 업계의 합종연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하반기엔 디즈니+와 애플TV+ OTT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 국내 OTT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CJ ENM과 JTBC는 2020년 초 양사의 지식재산권(IP)이 포함된 콘텐츠를 통합 서비스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CJ ENM이 1대 주주,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한다.

CJ ENM이 서비스하는 OTT '티빙'(TVING)과 JTBC의 '나우'(NOW)를 통합 및 개편하는 형태로 이들의 통합 서비스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CJ ENM이 운영하는 OTT 티빙은 tvN, Mnet, 올리브, 투니버스 등의 자사 인기 케이블 채널과 JTBC를 포함한 종합편성채널 등 모두 31개의 채널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올 상반기 CJ ENM(tVN)과 JTBC의 작품으로 인기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비롯해 430억원을 투자한 드라마 '아사달 연대기', 젊은층의 인기를 얻어 시청률 10%를 넘기며 종영한 '호텔 델루나' 등이 있으며, 양사 예능프로그램 시청률도 4~7%를 기록해 지상파 시청률 3~4%를 웃돈다. 
 
특히 CJ ENM과 JTBC는 국내 양대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를 각각 보유하고 있어 콘텐츠 제작역량도 커질 전망이다. 

한 발 먼저 론칭한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구 콘텐츠연합플랫폼)는 2023년 말 유료 가입자 500만명 달성과 연매출 5000억원 규모로 웨이브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웨이브의 전략은 초기 재무적 투자 자금으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같이 대작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것. 웨이브는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100억원을 투자한 퓨전 사극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녹두전’을 이달 30일부터 선보인다.

또한 지상파3사 방송편성과 독점형 주문형 비디오(VOD), 그리고 SK텔레콤의 VR콘텐츠 및 e스포츠 채널로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한다.

문제는 넷플릭스 등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글로벌 OTT 시장에서 국내 OTT 서비스가 살아남을 수 있냐는 것. 박정훈 SBS 사장은 지난 17일 웨이브 출범식에서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해 200만명에 가까운 유료 가입자를 모집했고, 올 연말이면 넷플릭스보다 더 강력한 콘텐츠로 무장한 디즈니가 한국에 상륙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글로벌 기업과 싸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OTT 서비스는 일단 해외 OTT를 대항해 한류 콘텐츠 제작을 차별화로 내세울 전망이다. 웨이브의 지상파3사는 한류 드라마 제작 노하우를 가지고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자체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만약 지상파3사와 JTBC·tVN 등의 콘텐츠 제작사들이 자사 OTT 서비스에 독점 서비스를 한다면,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 왓챠플레이 같은 중소플랫폼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 OTT 서비스는 자체 제작 영상을 지상파 방송에 편성할 경우 콘텐츠의 독점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 웨이브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방송에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에선 올 11월 출범 예정인 디즈니+와 애플TV+가 저가 요금과 자체 제작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디즈니+ 국내 출시는 현재 국내 통신사, 콘텐츠제작사 등과 물밑 접촉 중으로 내년 초 이루어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올 10월 넷플릭스와의 독점계약이 종료되며, OTT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 통신사 KT도 자구책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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