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보다 요금·중개수수료 낮춰…특수고용 노동자 보호대책도 시급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자신의 승용차나 오토바이가 있다면 누구나 퀵서비스 기사로 일할 수 있는 배송시장에 LG유플러스가 뛰어들었다. 연 3조원대로 급성장한 국내 퀵서비스 시장에 색다른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을 끌고 있는 한편 플랫폼 노동자 보호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는 사내벤처 ‘디버(dver)팀’이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기반 당일배송 플랫폼 ‘디버’를 출시했다. 일반인 배송서비스로는 쿠팡, 배달의민족에 이은 것이다.
크라우드 소싱은 대중(crowd)과 아웃소싱(outsourcing)의 합성어로 기업 활동 일부 과정에 대중을 참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디버는 승용차·오토바이 등 운송수단을 보유한 직장인, 주부, 대학생 등 누구나 디버의 ‘배송기사’로 등록해 원하는 시간에 ‘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고객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디버에서 거리·평점 등을 고려해 최적의 배송기사를 자동으로 배정해준다.
디버 배송기사가 되려면 해당 앱을 설치한 뒤 배송기사로 등록하면 된다. 이후 배송 물량을 지정받는 방식이다. 연말까지 서울과 경기 일부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내년부터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디버는 자사 배달 물량을 서비스하는 쿠팡과 배달의민족과 차이가 있다. 배송기사는 자동으로 배정된 물건을 배달하게 된다.
또한 타사 서비스 대비 경쟁력으로 저렴한 가격이 꼽힌다.
먼저 소비자 입장에서 배달원이 개인이 보유한 승용차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경상용차 대비 훨씬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다.
타사 퀵서비스는 배송 물품에 따라 오토바이 또는 경상용차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에 물품의 부피가 오토바이로 운송하기 모호한 경우, 경상용차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같은 거리라도 요금이 비싸졌다. 실제 퀵서비스 이용 고객 192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513명이 일정하지 않은 요금에 불만족을 나타냈다.
또한 디버는 승용차를 이용한 일반인 기사의 퀵 요금을 경상용차를 통한 기존 퀵 요금보다 낮게 책정했다. 가령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강동구 상일동으로 약 43km 배송 시, 경상용차 요금은 4만원이고 디버의 승용차 요금은 2만8000원으로 1만2000원 가량 저렴하다.
기존 매출의 약 23%에 달하던 중개수수료도 10%로 낮추고 기플랫폼 이용료도 무료로 해 디버 배송기사의 수입도 크게 높였다.
디버는 기사 평가 시스템과 연계한 배송기사 배정 방식도 눈에 띈다. 크라우드 소싱으로 누구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지연·불친절·파손 등의 사유로 고객의 평가가 낮아지면 배송기사로 배정받지 못한다. 반대로 좋은 평가를 받아 배송 횟수가 늘어날수록 우선 배정을 받는 것은 물론 추가 보상까지 지급한다.
디버는 우선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말까지 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년부터 지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시범서비스 기간 동안 배송기사는 수수료 0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반면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보호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퀵서비스 기사를 포함한 플랫폼 노동자 53만8000명이 고용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 플랫폼 업체는 고객이 매긴 평점을 통해 노동자들을 관리·감독하고 수수료를 결정하는데 비해, 플랫폼 노동자는 노동시간을 스스로 결정하는 구조다. 국내 법원은 후자에 중점을 두고 이들을 일반 노동자와 다른 ‘특수고용노동자’로 구분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액은 일평균 24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신장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포함된 종합소매는 2203억원으로 2.7% 소폭 증가했다.
장승래 LG유플러스 사내벤처팀 디버 대표는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퀵·당일배송 서비스 시장에서 크라우드 소싱 배송 플랫폼으로 주도해 국내 대표 배송기업이 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