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향후 전세계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공룡들이 국내 통신사들의 주도로 한국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5세대(5G)의 네트워크 기술력으로 각각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엔비디아(NVIDIA)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4일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계획을 공개하고 오는 10월부터 클라우드 게임 기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 이하 엑스클라우드)’를 한국에서 시범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엑스클라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Xbox)’의 고화질·대용량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설치 없이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양사는 10월부터 SK텔레콤의 5G·LTE 고객 체험단에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 대상을 타 이동통신사 고객에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초기에는 무선 컨트롤러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는 엑스클라우드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 후, 앱 실행 시 나타나는 게임들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게임을 골라 즐기면 된다. 양사는 엑스박스를 통해 출시한 인기 게임 중 모바일로 즐기기 좋은 일부를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박람회 ‘E3 2019’에서 액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고 당시 밝힌 첫 번째 진출국이 한국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이 게임 시장 규모가 세계 4위로 엑스클라우드의 최적의 테스트베드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초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3조1423억원이며 이중 모바일 게임 점유율은 47.3%로 절반에 달한다.
클라우드 게임은 전세계 게임 체인저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 4월말 발표한 리포트에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3억8700만 달러(약 4700억원)에서 2023년 25억 달러(약 3조400억원)로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전 세계 주요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구글의 ‘스테디아(Stadia)’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클라우드(xCloud)와 마찬가지로 각각 내년 글로벌 상용화를 앞두고 시범 서비스를 준비·운영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약 20~100여 기가 바이트(GB)에 달하는 고용량의 게임을 다운로드를 받지 않아도 돼 스마트폰의 메모리 확장과 고사양 PC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서버 자체에서 게임이 구동돼 저사양 기기에서도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지닌 5G 등의 통신망에서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반면 클라우드 게임은 음원·동영상와 같은 단순한 콘텐츠와 달리 수많은 이용자의 조작에 실시간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초고속·초저지연 통신과 넉넉한 서버 용량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협력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의 국내 리전(Region)이 엑스클라우드를 위한 최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기기에 고품질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리전을 포함, 전 세계 54개 애저 리전을 활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오는 10월 31일까지 5G 프리미엄 요금제 이상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지포스나우(GeForce NOW) 무료 체험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포스나우는 컴퓨터 그래픽 분야 글로벌 리더인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북미와 서유럽의 30만여 명을 대상으로 무료 시범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으며, 시범 서비스 참여 대기자만 100만명이 넘을 정도로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으며 차세대 게임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각사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비교해보면 엑스클라우드는 엑스박스의 고화질·대용량 게임 내에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와 차이가 있다. 반면 지포스나우는 구글의 스태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클라우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덜 알려진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이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의 RTX(Raytracing realTime eXtreme) 서버를 국내에 설치하고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는 4일부터 원스토어를 통해 지포스나우 앱을 설치해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인기 PC게임과 콘솔 대작 게임의 PC버전 등 약 150여종의 게임을 무료 체험 기간에 제공하고, 연말까지 200여종 이상으로 고화질 대용량의 인기 대작 게임을 추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식 서비스는 11월이 유력하며 가격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