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제공>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KB증권(대표 김성현, 박정림)이 판매한 약 3300억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 펀드가 해외 현지 사업자의 계약 위반으로 손실 위기에 처했다. KB증권은 현지에 실사팀을 급파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지만, 애초에 현지실사를 부실하게 진행해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최근 진행한 현지실사에서 ‘JB 호주NDIS펀드’ 대출 차주인 호주 LBA캐피탈이 대출 약정 내용과 다르게 사업을 운영해온 점을 인지하고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이 펀드는 호주 현지 사업자가 호주 정부의 장애인 주택 임대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펀드다. KB증권이 판매하고 JB자산운용에서 운용했으며, 만기는 약 2년이다. 

KB증권은 올해 3~6월 이 펀드를 기관투자가에게 2360억원, 법인과 개인에게 904억원 등 총 3264억원어치를 판매했다. 

문제는 LBA캐피탈이 임의로 투자처를 바꾸면서 발생했다.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지난 8월 중순 이뤄진 현지실사에서 LBA캐피탈이 당초 매입하려던 아파트가 아닌 일반 토지를 매입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LBA캐피탈은 호주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으로 원래 매입하고자 했던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하고, 매입 후에도 장애인 아파트로 리모델링하는 비용이 과다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사업수지 악화가 예상되는 매입 대상 아파트가 아닌 다른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이를 계약위반으로 보고 투자금 회수에 나섰으며 현재까지 원금의 약 62%인 2015억원을 현금으로 회수했다. 또 원금의 27%에 해당하는 882억원의 현금과 부동산에 대해서는 호주 빅토리아주 법원 명령으로 동결해놓은 상태다. 나머지 11%(367억원)의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통해 투자금을 100% 회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전액을 회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KB증권이 애초에 현지실사를 부실하게 진행해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KB증권은 해당 상품 판매 전부터 지속적으로 현지실사를 진행해온 바 있다.

KB증권 측은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해당 펀드의 부당운용을 조기에 발견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양사는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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