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불참…하반기 성과 위해 효율화 집중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넥슨이 매각 불발 이후 핵심 경영진들이 잇달아 사임하는 등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런 와중에 이정헌 대표 지휘 아래 수백억원대 개발 게임도 정리하고 내부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구원투수로 창업공신인 허민 대표 영입설도 돌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창사 이래 최초 적자를 냈다. 지난해 넷게임즈 인수에 따른 손상차손 및 신작 실적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1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상원 넥슨 신규개발총괄 부사장과 박지원 넥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GCOO)가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넥슨 손자회사 띵소프트 대표이사를 겸임했던 정 부사장은 최근 띵소프트가 8년간 개발하던 게임 ‘페리아연대기’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회사 내 입지가 흔들렸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GCOO는 최근 불발된 넥슨 매각을 이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자회사들의 게임 개발 중단 및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개발이 중단 된 띵소프트의 ‘페리아연대기’를 포함해 넥슨코리아 손자회사 넥슨지티의 자회사인 넥슨레드가 지난달 말 ‘프로젝트G’의 개발을 취소했다.

띵소프트에서 2011년부터 개발했던 페리아연대기는 그간 수 차례 테스트를 거쳤으나 내·외부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페리아연대기에 투입 된 금액은 약 6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젝트G'는 '영웅의 군단' 출신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80여명의 인원이 투입돼 제작 중이던 수집형 모바일 RPG로 미려한 원화와 생동감 있는 3D 캐릭터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스토리를 더해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넥슨 개발조직은 현재 넥슨코리아 산하 △데브캣 스튜디오 △왓 스튜디오 △원 스튜디오와 개발 자회사 △띵소프트 △넥슨지티 △넥슨레드 △불리언게임즈 등 7개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넥슨코리아는 지난 14일 사업조직 개편안을 사내에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PC온라인 사업본부와 모바일 사업본부를 주요 지식재산권(IP) 중심으로 통합하고 산하 9개 그룹을 만들었다. 통합본부는 김현 넥슨 부사장이 총괄하게 된다.

산하 9개 그룹은 △주요 지적재산권(IP) 게임 담당 그룹 △자체 개발 신작 담당 그룹 △퍼블리싱 게임 담당 그룹 △마케팅·해외사업 지원 그룹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조직개편은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의 플랫폼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환경 속에서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춰 급변하는 게임 시장의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기 위해서라는 게 넥슨의 공식 입장이다. 

더불어 넥슨은 외부보다 내부 조직 정비에 더 집중하기 위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 2005년 이후 14년만의 불참이다. 

이에 따라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바람의나라’ 등 주요 IP 중심으로 구성된 통합본부 산하 9개 그룹은 퍼블리싱과 사업 지원까지 모두 담당하게 된다. 게임시장에서 IP가 점점 중요해지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PC와 모바일 모두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업계에서 염려하는 구조조정에 관해서 이정헌 대표는 지난달 30일 ‘NYPC 토크콘서트’에서 “직원들 모두가 잘되고자 하는 일이니 인위적인 구조조정과는 연결짓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넥슨코리아가 새로운 외부인사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영입해 경영진으로 합류시킬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허민 대표는 2001년 네오플을 설립, ‘던전앤파이터’로 성공을 거두고 2008년 넥슨에 회사를 약 3800억원에 매각했다.

허 대표가 개발한 ‘던전앤파이터’는 2001년 당시 고사양 PC라는 대세를 거슬러 2D 그래픽의 횡조작 액션 게임으로 시원한 액션이 호평을 받아 대대적 히트를 쳤다. 이 게임은 지난해 누적 매출이 100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한다.

이후 허 대표는 소셜커머스 위메프를 창업했으며 원더홀딩스의 자회사 원더피플을 통해 게임 업계에 복귀했다. 그는 넥슨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김정주 대표와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넥슨에 네오플을 매각한 후에도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주 대표가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으며, 최근엔 허 대표의 원더홀딩스 지분과 김 대표의 NXC 지분을 맞교환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30일 넥슨코리아는 공식 입장으로 허민 대표가 영입됐다는 설은 오보라고 밝혔다. 허민 대표의 영입 추진도 “아는 바 없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허 대표가 넥슨에 합류하게 되면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캐시카우를 발굴하는 역할로 신작 게임 개발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허 대표가 2011년~2013년 위메프 공동대표로 있을 당시 550명 사원 중 150명을 권고사직 시켰던 전력이 있어 오는 9월 3일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가 집회를 여는 등 사내 직원들의 구조조정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넥슨은 ‘V4’, ‘바람의나라:연’, ‘테일즈위버M’, ‘메이플스토리 오디세이’ 등 주요 IP를 활용한 신작 및 ‘카운터사이드’, ‘커츠펠’, ‘시노앨리스’ 등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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