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로펌 교체하며 ‘전력 보강’ SK이노 ‘맞소송’ 응대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기술 유출 문제를 둘러싼 소송이 격화되고 있다. 

일본발(發) 경제리스크 우려로 양사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었으나 LG화학이 로펌을 교체하는 등 전열 정비에 나선데다 SK이노베이션이 맞소송을 검토하면서 법적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진행 중인 ‘배터리 기술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대표 법률대리인을 최근 변경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공개한 서류를 통해 LG화학이 대표 법률대리인(lead counsel)을 ‘덴튼스(Dentons)US’에서 ‘레이섬앤왓킨스(Latham&Watkins)’로 바꾼 사실이 알려졌다. 

레이섬앤왓킨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 2위를 기록한 미국계 로펌이다. 다만 기존 대표 로펌인 덴튼스가 LG화학의 법률대리인에서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표 로펌 변경은 전력 보강 차원이라는 게 LG화학 측 설명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기술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LG화학 핵심인력 76명을 대거 빼갔으며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6월 국내 법원에 명예훼손 관련 맞소송을 걸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주장이 ‘근거 없는 발목 잡기’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10일 서울중앙지법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낸 것. 

또한 SK이노베이션은 현재 LG화학을 상대로 한 특허침해 관련 ITC 소송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가 배터리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업계 대표주자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화해를 기대하는 시각도 일부 있었다.

LG화학이 일본을 통해 공급받는 배터리 핵심소재 ‘분리막’을 자체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을 국내 경쟁업체에 공급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밝히면서 양사간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LG화학이 일본 도레이의 분리막을 실제로 공급받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본 도레이 등이 ‘자율준수무역거래자’(ICP기업) 인증을 받아 일본 정부로부터 이미 수출 심사 간소화 혜택을 받고 있고 또 한국 구미공장에서도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어 거래가 중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양사가 소송전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분리막을 매개로 한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ITC는 LG화학의 제소가 이뤄진 직후인 지난 5월29일 조사개시를 결정했고 현재 증거 수집을 위한 ‘디스커버리’ 절차가 진행 중이다. ITC의 판결은 이르면 내년 6~7월 중 예비 판결을 거쳐 11~12월께 최종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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