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신문=윤중현 기자] 매각 작업 난망, 직원 수 급감, 수익성 악화, 주택사업 소송전...

모두 대우건설의 현주소를 떠올리게 하는 문구들이다. 김형 사장이 취임한지 1년 2개월이 지나는 시점에서 대우건설의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건설사로서 각종 사업의 수주도 중요하지만, 회사에 산적한 근본적인 과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간 정체돼 왔던 매각작업이 큰 관심사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의 공식 출범으로 새로운 최대주주의 지시를 받아 기업가치 강화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KDB인베스트먼트는 강도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조직문화 개선 등을 예고했다. 그러나 노조는 인력구조조정, 대주주의 낙하산 인사 등 자회사를 통한 경영간섭을 반대하고 있어 매각 작업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조직과 인력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는 것은 수익성 악화가 원인이다. 대우건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4조2617억원으로 전년대비 24.1%나 감소했다. 이는 연간 목표치인 8조6400억원의 49%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3억원, 당기순이익은 13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1.7%, 33.4% 각각 줄었다. 토목, 주택·건축, 플랜트 등 사업 분야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가 다시 발목을 붙잡았다. 

대우건설 직원 수는 급감했다. 최근 6년간 직원들이 가장 많이 감원된 시기는 ‘418명’(정규직 191명, 비정규직 227명)을 기록한 2018년 3월 31일~2019년 3월 31일 사이다. 김형 사장이 2018년 8월 1일 부임한 이후 직원들이 더 많이 감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KDB인베스트먼트)과 대우건설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만은 않다. 국책은행으로서 언제까지 대우건설을 붙들고 있어야 하냐는 비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대주주가 나선다해도 대우건설의 고질적 과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의구심도 불거지고 있다. 10년째 장기 표류중인 매각작업은 이제 속도를 내야한다.

어느 기업이건 어려운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럴 때일수록 기업은 과감하고 신속한 결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조직 쇄신과 구조조정은 필연적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기업 여건은 개선되기 어렵다.

경제에 관심을 갖는 국민이라면 대우건설의 현 상황이 어떤 상태인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김형 사장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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