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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변신은 '무죄', 친환경에너지·물류 거점으로 '진화'개인창고, 택배 거점으로 활용…태양광 발전, 전기차 충전 등 주유소 역할 다양해져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GS칼텍스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조감 이미지 <GS칼텍스 제공>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기름냄새’로 기억되던 주유소가 친환경·유통·물류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차로 접근이 용이한 주유소의 지리적 이점과 넓은 유휴공간 등 부동산 가치를 적극 활용하는 식이다.

업체간 경쟁심화는 물론 전기차·수소차 등으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옮겨가면서 전통 연료만 판매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져서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주유소를 유통, 물류, IT 등과 결합해 사업 영역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스타트업 브랜드 ‘오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사당셀프주유소에 셀프스토리지 1호점을 개점했다. 셀프스토리지는 일정 크기의 공간을 자유롭게 개인 창고로 쓸 수 있도록 대여하거나 짐을 박스 단위로 보관해 주는 서비스다. 

집 근처 주유소를 개인용 창고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서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여성안심택배함도 설치·운영하고 있다.

내년까지 서울, 부산, 대구, 속초 등 거점 주유소와 소매점 10곳에 전기차 급속충전기도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향후 이 같은 전기차 충전 서비스 모델을 자영 주유소 2300여 곳에도 보급할 계획이다.

에쓰오일과 세븐일레븐은 주유소와 유통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손잡고 서울 공항대로 하이웨이주유소에 국내 주유소 최초의 미래형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지난 3월 선보였다.

99.2㎡ 규모의 이 주유소는 IT 기술을 접목한 카페형 콘셉트로 주유소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출입문에 통합인증단말기를 설치해 핸드페이, 일반 신용카드, L포인트 멤버십 등으로 인증을 거친 뒤 들어갈 수 있으며 24시간 주유소 직원이 상주하면서 고객 불편에 대응한다. 전자가격 태그와 고화질 CCTV, 유인·셀프 복합 결제단말기(POS), 직원호출 시스템 등도 갖췄다. 

GS칼텍스는 최근 LG전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주유소를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으로 혁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주유와 정비, 세차 서비스 정도를 제공하던 주유소가 전기차를 충전하거나 쉐어링도 가능한 복합 서비스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GS칼텍스는 전기차 보급 확대 등 모빌리티 환경 변화에 맞춰 주유소 공간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에 지속적으로 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와도 힘을 합쳤다. 양사는 주유소를 공유인프라로 활용한 택배 서비스 ‘홈픽(Homepick)’을 지난해 론칭했다. 스타트업 ‘줌마’의 택배 픽업 서비스에 주유소 공간을 내어주는 방식이다.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상생 생태계 조성뿐만 아니라 주유소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양사는 또 주유소 기반 스마트 보관함 서비스 ‘큐부(QBoo)’도 론칭해 서울 소재 20개 주유소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SK에너지는 ‘미래형 주유소’ 구상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홈픽·큐부 론칭 등을 통해 주유소가 공유인프라로 진화하는 실증적 사례를 만들어 냄으로써 주유소가 갖고 있는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관련해 SK에너지는 고객 니즈와 산업 트렌드 변화 등을 감안한 새로운 콘셉트의 미래형 주유소로의 탈바꿈을 위해 ‘SK주유소 건축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외부 아이디어 수집에 나섰다.

외부 전문가들의 집단 지성을 모아 주유소 혁신의 방향성을 도출하고 공유인프라 측면에서 SK주유소의 역할을 확장, 주유소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친화적인 동선과 공간 설계, 주유소 공간을 활용한 사업기회 발굴, 기술 기반 서비스 업그레이드, 신에너지와 재활용, 지역 특성과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을 녹여낸다는 구상이다. 

SK에너지는 또 SK주유소와 내트럭하우스에 태양광 발전과 전기차 충전 서비스도 도입한다. 친환경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온실가스 감축, 초미세먼지 저감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우선 SK주유소 캐노피 상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한다. 수도권 소재 3개소를 비롯한 15개 직영주유소를 1차 설치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인허가 및 설비 시공 절차를 거쳐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상업 가동에 들어간다. 

더불어 이달 착공 예정인 부산 신항 내트럭하우스 지점(1만5300평 규모)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전을 시작하게 되며 금년 중 옥천 등 추가 2개소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착공하고 향후 전국 내트럭하우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중 15개 주유소와 부산 신항 내트럭하우스의 태양광 발전소가 가동되면 LNG발전과 비교해 연간 온실가스 820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산림청이 발표한 주요 산림수종의 표준 탄소흡수량 기준 30년생 소나무 12만여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라고 밝혔다.  

한행우 기자  hhw86@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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