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바이오, 국내외 이종장기 산업 관련 최신 지견 공유

21일 열린 이종장기 기자 간담회에서 박정규 단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제넨바이오 제공>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 중 실제 이식을 받는 이들은 전체의 10% 미만이며 하루 평균 5명 이상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던 중 사망하고 있습니다.”

미래 의료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완치로 변화하면서 첨단 재생의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장기이식 부족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종장기와 관련된 연구현황과 향후 전망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넨바이오(대표 김성주·정광원)는 2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국내외 이종장기 산업과 연구 관련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종이식은 기능을 상실한 사람의 조직이나 장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동물(일반적으로 무균 미니돼지를 의미)로부터 건강한 조직이나 장기를 분리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종이식은 장기 수급 불균형 문제를 근본적으로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식을 통해 말기 장기부전 환자의 치료 가능성을 높여 국민 보건의료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글로벌 이종장기 및 인공장기 시장은 연평균 7.33% 성장해 2024년 448억달러(약 53조원) 규모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종장기는 재생의료 중에서도 단기간 내 실현 가능한 연구 분야로 전문가들은 이종 피부, 이종각막 및 이종췌도가 수년 내 제품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이사와 사외이사인 박정규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단장이 이종장기 분야와 제넨바이오의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올해 진행될 이종이식 관련 임상 계획을 발표했다. 

박정규 단장은 “장기이식에 대한 높은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일어나는 불법 장기이식이나 암거래 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사업단의 최종 목표는 장기부족현상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종장기 연구 초기에는 주로 원숭이 장기를 이식했으나 원숭이는 번식이 어렵고 멸종위기에 쳐해 있어 최근에는 미니돼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균 미니돼지는 생리·해부학적으로 사람과 유사하고 장기 크기도 사람의 장기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장기이식 공여동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오랜 시간 사람과 함께 생활한 동물로 치명적인 감염원을 보유할 가능성이 낮으며, 무균사육이 가능하고 형질전환을 통해 면역 거부반응을 줄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제넨바이오 제공>

제넨바이오는 지난 7월 약 15년간 국책연구사업인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을 이끌어온 박정규 단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사업단의 무균돼지 이종췌도 임상을 이어받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경기도 평택에 약 1만3000여평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의 이종장기 연구시설을 설립 중이다. 형질전환돼지 양산시설 및 GMP 등급의 이종장기 제조시설, 동물실험센터 등으로 이뤄질 연구시설은 오는 2020년 내 설립될 예정이다.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등 국내 이종이식 연구단체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독보적인 연구성과를 거둔 바 있다.

돼지 췌도를 영장류에 이식하는 비임상 시험에서 세계 최장 기간 동안 혈당이 조절된 성과를 달성했으며, 세계 최초로 국제이종이식학회가 제시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 만족하는 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 아울러 돼지 각막을 영장류에 이식하는 비임상 시험에서도 세계 최초로 전층 각막 이식에 성공했고, 임상연구심의 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이종이식 법규가 마련돼 있어 이종이식 임상시험이 적절한 제도아래서 시행 가능한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이종이식 임상시험에 관련된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고. 관리 감독할 정부부처가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임상시험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박 단장은 사업단의 이종장기 이식 연구성과를 소개하며 관련 임상 활성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이종장기 이식 관련 법제도가 부족한 가운데, 사업단은 연구성과들이 학문에 머무르지 않고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현재 환자 대상 이종췌도 및 각막이식 임상은 지난해 국제이종이식학회 윤리 위원회 심의를 통해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 승인을 획득했고, 최종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종세포 이식과 관련해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과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의 승인을 받았다”며 “이를 계기로 이종장기 관련 법률 및 제도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35년간 이식외과 전문의를 지낸 김성주 대표는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보며 이종장기 개발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표는 “이종장기 분야 기술 연구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는 도전적 분야로 많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종이식 기술을 보다 빠르게 개발·적용시켜 인류에게 새로운 삶의 기술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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