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 9개월 치 사용량 확보…핵심 소재 2종 여전히 미승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일본 정부가 지난달 4일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플루오린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중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PR)의 수출을 허가했다. 지난 7일에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처음 허가한데 이어 두 번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 허가 신청 계약 한 건을 19일 허가했다. 

허가 대상 기업은 삼성전자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에도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아 극자외선(Extreme Ultraviolet,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들여온 바 있다. 

이번에 허가 받은 품목도 삼성전자의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생산에 필수 소재인 EUV용 포토레지스트다. 허가된 양은 6개월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7일 허가받은 3개월 분량을 합하면 9개월 치의 포토레지스트를 확보한 셈이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일본 기업은 공식 발표가 되지 않았으나 JSR, 신에츠, TOK 등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업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포토레지스트는 감광제로도 불리며,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 표면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필수 소재다. 빛에 노출시켜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그린다. 

반도체 생산라인의 EUV용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가 허가된 데는 에칭가스에 비해 사용목적이 명확한 데다가 군사전용의 우려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있을 한·일 외교장관회담 등을 위한 명분 쌓기 의도로 보여진다.

이달 들어 일본 정부가 수출을 잇달아 허가했으나 여전히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다른 2개 품목에 대한 수출은 승인하지 않고 있어 '규제 완화'의 유화적 태도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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