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피해는 애꿎은 한국지사가 고스란히…"감정적인 불매운동 지양" 지적도

<각 사 제공>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와 DHC코리아가 본사 측의 ‘혐한’ 발언으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점차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협의되지 않은 본사의 일방적인 발언으로 인한 피해는 한국지사가 고스란히 입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벅스코리아가 일본산 제품을 비롯해 원부자재의 발주를 중단하는 등 일본제품 불매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해 평창올림픽에 본사 이사회의 일원인 조슈아 쿠퍼 라모가 미국 NBC 해설위원으로 참여해 일제강점을 미화하는 발언을 해 국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조슈아 해설위원은 “일본이 강점을 했지만 모든 한국인은 발전 과정에서 일본이 문화, 기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됐다고 말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당시 방송을 접한 소비자들은 NBC에 공식사과를 요구한데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후 스타벅스에 관한 불매운동은 수그러드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한일관계 악화에 따라 다시금 조슈아 해설위원의 ‘친일’ 발언이 각종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며 스타벅스코리아 불매운동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본사의 일방적인 발언에 피해를 입고 있는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유명 화장품업체 DHC의 한국 지사인 DHC코리아는 최근 각종 온라인 마켓과 일부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가 중단되는 등 일본제품 중에서도 불매운동의 직격타를 맞으며 존폐위기를 겪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제품들이 불매 리스트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DHC 자회사인 ‘DHC텔레비전’이 혐한 발언을 일삼으며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은 탓이다.

DHC 텔레비전은 최근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한국의 불매운동과 관련해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 일본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 등 한국을 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막말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DHC코리아는 김무전 대표 명의로 낸 사과문을 통해 “해당 방송 내용이 DHC코리아와 무관하며 이같은 방송을 중단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 DHC텔레비전은 “프로그램 내 한일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비평이며 한국의 불매운동이 언론 봉쇄”라며 DHC코리아의 사과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놓았고, 이로 인해 일부 유통채널에서 DHC 제품 판매가 중단되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처럼 최근의 불매운동을 두고 일각에서는 성숙한 소비자의 자세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불매운동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해당 기업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매운동이 지속됨에 따라 발생되는 국내 사업자들의 피해에 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당사자들은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의명분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라는 요구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매운동은 외교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인 만큼 정부차원에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며 다국적기업의 본사와 각 나라의 지사간의 입장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하며 “일본과 관계된 기업에 대한 무조건 적인 불매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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