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척4구역·고덕강일지구서 갈등···"먹거리 줄어 다툼도 치열"

<뉴스1>

[한국정책신문=윤중현 기자] 건설사들이 곳곳에서 입찰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 여파가 건설사들의 먹거리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이권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고척4구역과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등에서 건설사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고척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전체 246표 중 126표를 받은 대우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을 누르고 최다 득표 업체에 올랐다. 그러나 볼펜 기표 등으로 총 6표(대우건설 4표, 현대엔지니어링 2표)가 무효로 선언되며 두 기업 모두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고, 안건은 부결됐다.

그러다 지난 5일 상황은 반전됐다. 조합장이 무효표를 유효표로 인정했고, 과반 득표에 성공한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며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또다시 발생했다. 일부 조합원들이 구로구청에 시공사 재선정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갈등의 불씨를 키웠고, 구로구청은 총회에서 부결된 시공사 선정 안건을 조합장이 번복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회신을 보내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시공권이 유효하지 않다'는 구청 판단에 의거 해당 사업에 대한 입찰공고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재입찰 없이 무효표에 대한 유효표 인정 총회만 따로 개최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이렇듯 평행선을 달리면서 사업 진행은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서울 고덕강일지구의 경우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입찰 자격 관련해 법정 싸움을 벌일 것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고덕강일지구 현상설계 당선작 선정을 놓고 생겼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공사는 고덕강일 1·5블록을 소셜 스마트시티로 조성하기 위해 현상설계 공모를 진행했다. 선정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6월 5블록 당선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현상입찰에 참여한 GS건설은 당선자인 현대건설이 입찰 제한 시기에 현상설계를 참여해 응모규정을 갖추지 못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은 응모신청서 제출일이 아닌 실제 작품 접수일을 기준으로 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응모신청서를 낼 당시 국방부 입찰 과정에서 소속 직원 뇌물공여 사건으로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당한 상태였다는 주장이다. 

GS건설은 현재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을 문제 삼고 발주처인 SH공사를 상대로 토지 계약 중지 가처분 신청 제기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이르면 이달 내 나올 가처분 결과를 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입찰 분쟁을 놓고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로 이렇게 경제(경기)가 어려운 적이 있었나?”며 “먹거리는 줄어들고 파이는 갈수록 작아지면서 갈수록 이권 다툼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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