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 전반에 투자심리 위축…'메지온·헬릭스미스' 임상 발표에 눈길

지난 2016년 12월 신라젠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문은상 대표(가운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신라젠이 개발 중이던 항암바이러스 면역치료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이 중단됨에 따라 국내 바이오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임상 중단 권고 소식이 전해지며 장 시작과 함께 신라젠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투자심리 위축은 바이오주 전반으로 번지며 코스닥시장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신라젠은 1일(현지시간)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와 항암바이러스물질 펙사벡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결과 미팅을 진행한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 받았다고 2일 공시했다. 

무용성 진행 평가는 개발 중인 의약품이 치료제로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임상시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펙사백 글로벌 임상3상의 유효성 및 안전성 등을 중간 평가하는 것이다.

임상3상은 대조군과 투여군 간의 전체 생존기간 차이를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임상을 받고 있는 환자가 사망할 경우 데이터가 모이게 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비교해 생존 기간 차이가 의미 있는 수치를 보일 경우 무용성 평가를 통과하게 된다.

신라젠은 무용성 평가에서 펙사백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내년 말 임상완료를 목표로 할 계획이었으나 DMC가 임상 중단을 권고함에 따라 임상을 지속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015년 10월부터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해 온 신라젠은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2016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후 이듬해 최고가 기준 1050%의 상승률을 올리며 최고 수익률 타이틀을 거머쥐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처럼 한때 바이오 대장주이기도 했던 신라젠의 임상중단은 올해 연이어 발생한 악재로 휘청이던 바이오업계에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이은 악재에 바이오종목에 관한 투자열기가 식은 상황에서 신라젠의 임상중단 소식은 치명적으로 보여 진다”며 “바이오 업계에서 대형 계약이나 신약 개발과 같은 호재가 있기 전까지는 한동안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젠 사태로 인해 업계의 시선은 조만간 임상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헬릭스미스’와 ‘메지온’으로 몰리고 있다. 

이 둘은 현재 국내 바이오업체 중 미국 FDA 임상3상 승인확률이 가장 높다고 평가되고 있는 만큼 우수한 결과가 발표될 시 바이오주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헬릭스미스는 내달 말 당뇨병성신경병증 임상3상의 주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메지온 역시 선천성 단심실증 환자 대상 임상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한편 이날 신라젠은 공시 이후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조만간 간담회나 설명회를 통해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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