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박용만, 日과 기술격차 감안해 다양한 가능성 열어놓아야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일본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 <뉴스1>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일본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2일 일본이 한국을 이른바 화이트국가(백색국가)에서 제외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제1차 일본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협의회 공동 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구성된 민관정 협의회의 출범식과 한 시간여 정도의 첫 회의를 가진 후 브리핑 시간을 가졌다.

홍 장관은 브리핑에서 “쟁점보다 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된 외교적 사안에 대해 경제적 수단을 갖고 특정 국가만을 타깃해 조치를 취한 것은 매우 부당하고 부적절한 것이라는 데 의견 일치를 이뤘다”며 그 합의사항을 밝혔다.

이들은 일본의 규제 조치가 합리적인 근거 없이 부당하고 부적절한 조치로서 조속히 철회하고 양국간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더 이상 부당한 조치가 일어나서는 안되며 진행 중인 추가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재고 확보 및 수익성 다변화, 설비 신설 등 공급 안정화에 노력하며 대·중견 기업들은 중소기업들과 기술개발을 위해 상생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연구개발 지원 등 예산을 지원하고 정치권은 입법 등의 제도 개선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한국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부품 및 장비 개발에 매년 1조원 이상을 지원하는 등의 조치에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서는 규제 완화 방안도 다뤄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각종 제도 개선과 규제혁파, 인허가 등을 폭넓게 다룬 중장기 로드맵을 이행해달라”며 “입법 지원이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길 바란다”고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특히 박 대한상의 회장은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등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한상의 회장은 "부품 소재 중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은 상생협력을 통해 개발도 하고 국산 대체도 해야겠지만, 일부 품목은 일본이 거의 기술적으로 독점하다시피 한 것들이 있다"며 "일본의 노벨상 숫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반과학과 기술 수준을 따라잡으려면 반세기가 걸릴지 모른다"며 한국과 일본의 기술격차 현실을 분명하게 설명했다. 

이어 "단기간에 모든 것의 국산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원천 기술을 확보해 오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지난달 4일부터 수출규제 강화로 문제가 된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핵심소재에 이어 전자·정밀기계·화학 등 국내 핵심 산업 전반에 걸친 1100여 개 핵심 품목의 수입까지 어려워진다. 

이제 오는 2일 일본 각의에서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처리가 되면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서명과 아베 신조 총리 연서, 나루히토 일왕이 공포하는 절차를 거치고 그 시점으로부터 21일 후 시행된다.

협의회는 일본과 외교적 해결을 위해 전방위 국제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민관정 모든 차원에서 다각적 채널을 통해 일본 조치 철회를 촉구하고 관련 협의를 지속하며,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점검 및 보완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여야 5당에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정진석 자유한국당 일본 수출규제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 윤영일 민주평화당 정책위의장,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홍 부총리를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참여했다. 민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영주 무역협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함께 했다.

한편 민관정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외부 전문가를 추가로 참여시킬지 여부 등에 대해여야 5당의 의견을 모아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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