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가전과 고가 프리미엄 '시그니처' 전략이 선방…스마트폰·TV는 부진

<뉴스1>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LG전자가 올해 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인 미국 월풀(Whirpool)을 제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생활가전부문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월풀이 청원해 발동된 미국 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의 악조건을 극복해 그 의미가 더 크다.

LG전자(각자대표 정도현·조성진)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6292억원, 영업이익 65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5.4% 감소했다. 매출액은 2분기 기준, 상반기 기준 모두 역대 최대다. 상반기 매출액은 30조5443억원이다.

2분기 부문별 실적을 보면 LG전자의 생활가전(H&A)사업부문이 최고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각각 16.1%, 55.4% 오른 매출액 6조1028억원, 영업이익 717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분기 사상 첫 6조원을 돌파하면서 상반기 매출 11조5687억원을 기록해 미국 월풀의 올해 상반기 매출 99억4600달러(약 11조3982억원)를 넘어섰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월풀의 영업 이익 4억5400만달러(약 5203억원)의 2.7배 수준인 1조4451억원을 달성했다. 경쟁 업체인 일렉트로룩스의 상반기 매출도 7조5574억원으로 LG전자 가전부문에 훨씬 못 미쳤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상반기 가전 사업(TV 제외) 매출을 8조6000억원대로 추정한다.

LG전자의 생활가전부문 세계 1위 기록의 배경에는 신가전과 고가 프리미엄 ‘시그니처’로 평가된다. LG전자는 "해외 전 지역에서 골고루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신가전의 판매 확대, 에어컨의 성수기 진입, 원가 구조 개선 등으로 역대 최고 2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LG전자 H&A사업본부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이 13.3%, 2분기에 11.8%로 소폭 하락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스타일러, 건조기로 대표되는 신가전 시장에 후발주자들이 속속 진입하여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성진 부회장의 영향력도 돋보인다. 조 부회장은 2015년 H&A사업본부장에 부임 후 세탁기 세계 1등 DNA를 다른 가전사업에 이식했다는 평가다. 실제 LG전자 가전사업은 2016년 이후 지속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 가전사업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만큼 이미 세계시장에서 가전사업 경쟁력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가전사업 이외 LG전자의 다른 사업부는 실적이 저조하다. TV사업 부문은 유럽·중남미 지역의 수요가 줄어들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의 반 토막인 2056억원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대형 QLED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는 것과 달리 LG전자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TV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6133억원, 영업손실 31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G 스마트폰 ‘LG V50 ThinQ’의 판매 호조로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다만 4G 및 보급형 스마트폰의 수요 정체로 인한 경쟁 심화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또한 전략 스마트폰 ‘LG G8 ThinQ’와 ‘LG V50 ThinQ’의 출시로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영업손실에 대비해 LG전자는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으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후지원을 통해 믿고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3분기는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영국의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며 “또 주요 제품이 비수기에 진입하고 수요가 정체됨에 따라 경쟁의 강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말 기준 월풀의 매출액(24조원)이 LG전자 가전 부문(21조원)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LG전자는 “이익이 전제된 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며 “특히 프리미엄 제품과 B2B의 사업성과에 대한 기여도는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